지원 계기

정보보호병에 지원하기 전까지 나는 산업체를 알아보고 있었고 괜찮은 한 스타트업에서 병역특례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입사했었다. 하지만 해당 회사에서 1달 정도 근무하던 날 필자에게 TO를 줄 수 없다는 말을 전했고, 진짜 이날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지만 회사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회사에서 바라는 인재는 바로 사용 가능한 인력이다. 이러한 수준의 실력이 없고서야 현역으로 산업체 근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회사를 나온 날이 마침 월급날이었고 돈을 받았다는 기쁨과 병특을 놓쳤다는 상실감에 쌓여있었다. 이렇게 병특을 받을 수 있을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군대를 미루다가는 복학 시기도 놓칠 것 같아 정보보호병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준비 기간

대학교를 재학하는 동안 백엔드에 주력한 나머지 정보보안 분야를 비롯한 이론적인 부분이 많이 취약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시험 문제와 면접에 대한 걱정이 들어 블로그 후기들을 찾아보았고 해당 글들의 문제복원과 면접내용을 찾아보았다. 정보보안기사를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는 분들이 많았고, 그래서 정보보안기사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병무청은 대부분의 병역 모집전형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하였다. 정보보호병은 2주 정도 미루게 되는데.. 덕분에 내 공부기간도 자연스럽게 연장되었다. 결국 3주에 걸쳐 정보보안기사를 공부하며 TIL에 정리하였고 7회의 시험문제를 풀어 오답노트까지 정리하였다.

실제로 이러한 공부는 아래에 서술한 필기 시험과 면접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블로거 분들의 후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필기 시험

면접을 보기 이전에 15분간 필기시험이 진행되었다. 아래는 기억나는데로 시험 문제를 복원한 것이다. 시험을 본 직후가 아닌 다음날에 기억을 짜내는 중이라 너무 힘들었다.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블로그 글을 작성하도록 하자...

문제

  1. 기억이 나지 않는다.
  2. strcpy 대신 strncpy를 사용하는 이유
    버퍼 오버플로우
  3. NMS가 확인할 수 없는 것
    호스트의 CPU 점유율
  4. 윈도우 공유 폴더 취약점(Null Session)
    IPC$
  5. TCP에서 클라이언트의 버퍼 오버플로우를 막기 위한 것
    흐름 제어
  6. crontab과 관련된 문제
  7. 사용자 인증 관련 문제
    최대 권한
  8. 다음 로그는 어떤 공격인가?
    랜드 공격(Land Attack)
  9. 디지털 포렌식에서 우선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것
    레지스터
  10. 웹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공격 시도를 막는 것
    웹 방화벽(WAF)

면접

시험이 끝난 직후 면접 대기실로 이동하였다. 면접장의 두 군데에서 치루어졌으며 블로그 후기와는 달리 1:1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1차 면접

1차 면접에서는 기술과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1. 인사
  2. 지원 동기
  3. 어디 학과에 재학중인가?
  4. 정보보호병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아는가?
  5. 보안관제에는 어떤 업무를 하는가?
  6. IPS에 과정에 대해서 잘 아는가?

    잘 몰라서 모른다고 답했다...

  7. 보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면서 암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

  8.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질문
  9. 블록체인의 무결성과 관련된 질문
  10. 블록체인이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가?

2차 면접

1차 면접이 기술 관련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면 2차에서는 인성을 위주로 질문하였다.

  1. 인사
  2. 지원 동기
  3. 가족 관계
  4. 우리나라의 주적은?
  5. 오늘(6.15)이 무슨 날인지 아는가?

    남북공동선언을 묻는 질문이었는데 필자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송합니다)

  6. 본인이 다른 사람보다 어필할 점이 있다면?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어필하였다.

  7. 코딩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괜찮은가?
  8. 군부대 내에서 코딩이 악용될 가능성도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후기

실제로 면접과 시험을 보고 오니 예상보다는 많이 쉬운 편이었다... 내가 다른 블로거 분들의 정보보호병 모집 후기를 보았을 때는 이전 회차 필기문제와 면접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압박면접마저 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뭐 어렵기를 바랬던 건 아니지만 3주를 열심히 태울 정도로 준비했어야 했나를 생각해보면 그것은 아닌 거 같다.

그렇다고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시험 문제를 제대로 풀지도 못했을 뿐더러 면접도 제대로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만약 정보보호병을 지원하고 싶다면 1-2주 정도 빡세게 정보보안기사를 공부하기를 바란다. 필자의 경우에는 코로나로 인한 일정 연기가 이루어졌고, 하는 수 없이 공부를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3주 가량 보안에 관한 지식이 늘었고 보안기사 시험도 필기는 통과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이번에 이렇게 공부한 김에 정보보호병을 나올때 쯤에는 보안기사도 따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도 생겨났다.

이후 정보보호병으로 근무하게 되면 일의 강도는 어떨지, 어떤 작업을 맡게 될지 궁금하다. 알아보기로는 절반정도는 군단이나 사령부에 배치되고 나머지는 사단에 배치된다는데... CERT가 잘 운영되는 곳으로 배치되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